새 모양 새: Bird Shaped Bird
요즘 지내는 곳에는 지하도와 기찻길이 많다. 그림자가 드리우고 검은 먼지가 쌓이는 이러한 시설물 근처에는 특정한 종류의 그림이 자주 그려지는 듯하다. 어둡고 칙칙한 공간의 분위기를 개선할 수 있는 밝은 소재의 그림들. 논란을 일으키지 않을 무던한 자연물을 소재로 한 꽃과 나비, 새와 나무가 그려진 그림들.
나는 이러한 벽화나 타일화에 관심을 두며 이번 전시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공간과 조화를 이루기보다는 대부분 어색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림을 바라보면서 나는 대부분의 순간 그 양상을 눈에 거슬려 했던 것 같다. 그러다 그렇게 반복되는 행동의 바탕이 되는 동기를 생각하거나 그림의 구체적인 형태가 실제의 대상과 긴밀한 연결점을 가진다고 느끼는 몇몇의 순간에 어떤 반가움과 다정함을 느꼈고 그 지점에서 이번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벽화로 그려지는 익숙한 소재들 중에서도 빈번하게 사용되는 ‘새’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일상적 공간에서 목격한 ‘새’와 일상적 공간에서 목격한 ‘새 그림’을 함께 놓고 전시를 구성하였다. 익숙한 풍경을 배경으로 하여 공간을 가로지르는 새들의 모양, 그리고 그러한 새의 모양이 무늬와 같이 박혀있는 일상적 공간의 벽들. 새를 바라볼 때의 무언가 환기되는 기분과, 대중의 기분을 환기시키기 위해 그려지는 새의 모양을 나란히 놓아 두 가지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일치시켜 보려 했다.
작가노트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