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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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로부터
Ashes Becoming 29 May - 27 Jun 2026 ' 재는 끝난 것들의 흔적이 아니라, 다음 형상이 시작되는 물질이다.' 전시장 유리창 너머, 회화 사이로 연수목(椽樹木)들이 천장으로부터 내려와 있다. 벼락을 맞은 감태나무로,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불로 지져 껍질을 벗기고 옻을 발라 지팡이로 삼아온 재료다. 구지언은 이 나무들을 뱀매듭으로 직접 밧줄에 연결해 매달았다. 멀리서 바라보면 그중 한 쌍의 연수목이 회화 〈땅바다 중성신〉... Read more -
레가토
Legato 2 - 22 Apr 2026 우리는 기억을 남기기 위해 이미지를 저장한다. 화면 속에서 경험은 폴더가 되고, 정리는 습관이 되며, “기록”은 종종 경험의 동의어가 된다. 그러나 이 간편한 등식에는 역설이 숨어 있다. 사진을 찍는 행위가 관찰을 대신할 때, 그 순간의 세부가 오히려 덜 남을 수도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어 왔다. 물론 그 결과는 언제나 동일하지 않다. 무엇을,... Read more -
조용한 생활과 사소한 점유
Still Life with Minor Occupations 5 - 25 Mar 2026 조용한 생활과 사소한 점유 — 사이의 상태를 바라보는 시선 아라타 미노의 개인전 《조용한 생활과 사소한 점유》(Still Life with Minor Occupations)는 도자기 인형 설치 작업 〈사소한 점유〉,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풍경을 담은 사진 시리즈 〈해안에서의 시선〉(Perspective on the Shore)과 〈온실로부터 바다에〉, 그리고 퍼포먼스 영상 〈숨을 이어가다〉(One Breath Followed by Another)를 함께... Read more -
새벽에 남은 새
A Bird Lingering at Dawn 5 - 25 Feb 2026 현오의 회화는 이야기의 시작이나 결말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화면은 특정한 상태에 머문다. 인물들은 어떤 행동을 수행하지 않으며, 사건은 이미 지나갔거나 아직 도래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이 회화가 붙잡고 있는 것은 선택의 순간이 아니라, 선택 이전의 시간—아직 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채 머뭇거리는 상태이다. 이러한 정지는 동시대 개인이 사회적 구조 속에서 경험하는... Read more -
잠류지경
Submerged Serenity 20 Sep - 18 Oct 2025 《잠류지경 潛流之境》은 2년 만에 서울에서 열리는 김신욱의 개인전으로, 지난 20년에 걸쳐 이어온 민물고기 연작을 새로운 국면으로 확장한다. 이번 전시는 사진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설치로 매체를 넓히며, 사진 이미지와 레진 부조, 그리고 실제 수초 설치가 어우러진 약 20여 점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이는 민물고기의 생태를 단순히 재현하는 차원을 넘어, 보이지 않는 흐름과 순환,... Read more -
정전된 손가락으로 당신을 향해 뻗는다
I reach for you with static fingers 21 Aug - 10 Sep 2025 《정전된 손가락으로 당신을 향해 뻗는다》는 거리와 기억, 그리고 인간적 친밀함과 기술이 교차하는 불안정한 지점을 사유하는 전시이다. 작가는 조부모의 렌티큘러 초상과 파트너의 신체 단편을 조각으로 병치하며, 부재 속에서 사랑과 존재가 어떻게 다시 구성되는지를 탐색한다. 조부모의 초상 연작은 전쟁, 국경 제약, 노화라는 조건 속에서 어렵게 얻은 재회의 순간에서 출발한다. 영상 기록은 신경망을... Read more -
하얗게 걷는
The White Walk 9 - 29 Jul 2025 이손 작가의 개인전 《하얗게 걷는》은 ‘존재’와 ‘부재’,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출발한다. 이번 작업은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오랜 시간 거리 곳곳에 현수막을 붙여 온 한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시간이 흐르며 점차 회수되는 현수막들 속에는 누군가의 간절함과 소멸의 흔적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작가는 과거 부모와의 단절 경험으로 인해, 거리에서... Read more -
수증기의 겹
Lee Echoes of Vapor 23 May 2025 - 12 Jun 2026 “어느 공장에서 피어 오른 수증기는 잠시 구름의 형태를 유지하다 곧 사라진다. 그것을 과연 ‘구름’이라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밋밋한 풍경 속에서 그 찰나의 모습은 잠시 현실을 잊기에 충분히 독특했다.” - 이길수 이길수는 작가노트에서 일상의 풍경 속에서 피어난 찰나의 형상에 집중한다. 한반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산세와 공장지대, 해질 무렵의 공기,... Read more -
마나의 이미지
Images of Mana 19 Apr - 3 May 2025 인가희갤러리는 2025년 4월 19일부터 5월 3일까지 이웅철의 개인전 《마나의 이미지》(Images of Mana)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장기간에 걸쳐 축적해온 리서치와 조형 실험의 집약으로, 폴리네시아-멜라네시아 지역의 신화적 개념인 ‘마나(mana)’를 출발점으로 삼아 인간과 자연, 기술과 신화, 실재와 가상이 교차하는 감각적·미학적 지형을 구성한다. ‘마나’는 동양의 ‘기(氣)’ 개념과 유사하게 만물에 깃드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 Read more -
어둠속의 촛불
Candlelight in the Dark 15 Feb 2025 - 7 Mar 2026 2023년, 베네딕트 유는 베를린에서 한 점술가와의 짧지만 강렬한 대화를 통해 심오한 영적 각성을 경험했습니다. 이 만남은 그를 물질적 영역이 아닌 가상 현실의 무한한 풍경 속을 탐험하는 여정에 올려놓았습니다. VR 속에서 자신의 몸을 추적한 그의 첫 경험은 예상치 못한 감정적 연결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제3자의 시점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은 하나의 계시였습니다. 개인적인 성찰로... Read more -
겨울의 온도
21 Dec 2024 - 17 Jan 2025 우리는 각자의 우화를 지니고 살아간다. 각각의 이야기는 내리는 눈처럼 켜켜이 쌓여가지만, 사회구조 라는 시리도록 뜨거운 불씨는 끊임없이 우리를 표준화된 틀 속으로 밀어 넣어 주조하려 한다. '당신은 당신을 진정으로 아는가?'라는 질문은 이러한 모순적 상황 속에서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효율성과 생산성이라는 미명 아래 우리의 정체성은 마치 녹아버리는 눈처럼 희미해진다. 이는 개인의 정체성을... Read more -
여우 나오는 꿈
Dream of fox 14 - 29 Nov 2024 《여우 나오는 꿈》(11.14-11.29, 2024)에서는 구지언과 여운혜의 작품을 통해 경계 짓기를 거부하거나 경계를 허물려 하는 존재들을 보여주고자 한다. 전시는 이 경계의 문제를 ‘여우’라는 동물을 통해 구체화한다. 여우는 「삼국유사」 속 원광법사 설화에서는 신으로, 고대 중국 지리서인 「산해경(山海經)」에서는 요사스러운 구미호로 등장하는 등 신과 가까운, 영험한 존재로 그려진다. 이때 중요한 것은 여우가 신 혹은... Read more -
나의 사랑하는 작은 집
My Dear Little Home 12 - 30 Oct 2024 I. 프롤로그 작가 박혜원은 집을 그리고 만든다 종이나 천 위에 자수로 그려진 작은 집 드로잉이나 지 . 붕을 얹은 입방체와 같은 철 프레임 위에 붉은 실을 감아 만든 집 그것은 축과 축이 만 ! X Y 나 이룬 건축적 구조물로서의 집 이기보다 혈연과 가족애로 이어진 가정으로서의 집 (House) (Home) .... Read more -
무지개 다리의 역설
21 Sep - 9 Oct 2024 미술사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적지 않은 수의 작품들이 그 제목과 흥미로운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네덜란드 황금시대 회화의 거장이었던 프란스 할스(Frans Hals)의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는 < 웃고 있는 기사(The Laughing Cavalier)> 를 들 수 있다. 이 제목은 할스가 직접 지은... Read more -
폭풍전야
Tropical Depression 15 Aug - 4 Sep 2024 벤 맥브라이드 Ben McBride “… 하루가, 한시간이, 한번의 맥박이 지나갈수록 모든 것은 점점 더 알 수 없게 되었고 아무런 특색도 없는 추상적인 것 들로 변해갔다…” W.G. 제발트 (W.G. Sebald), 『이민자들』 (1996) 《폭풍전야》는 제시 시겔 (Jesse Siegel, b.1984)의 지속적인 연구를 토대로 한 최근 작품인 기억, 장소, 그리고 문화적 정체성에 관한 작품으로... Read more -
언덕 위에서의 유영
20 Jul - 9 Aug 2024 《언덕에서의 유영 Swimming on the Hill》은 윤정민(b.1991)의 조각 및 드로잉 그리고 최명헌(b.1996)의 회화가 우리 곁에서 흐르는 일상의 감각을 선과 획으로 포착하는 방식을 살핀다. 전시 명 ‘언덕에서의 유영’은 사진/명화에서 회화로 (최명헌), 드로잉에서 조각으로 (윤정민) 두 팔을 내젓는 최명헌과 윤정민의 작업 프로세스와 관계된다. “나의 지척에서 느껴지는 익숙한 힘의 작용”(최명헌)에서 출발하고, 일상적 행위를... Read more -
얼굴을 건너는 방법
Crossing the Surface 29 Jun - 17 Jul 2024 작가 노트
김화현
'얼굴'이라는 주제는 그림을 그릴 때 내가 나 자신을 누구로 상정하는가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각종 서류상으로 나는 대한민국의 여성이다. 그러나 내가 화면 위에서 수시로 조형적 결정을 내리는 나의 기준은 그렇게 간단히 설명되지 않는다. 나는 아마도 내가 보고 자란 출판만화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고, 한편으로는 입시~대학 교육을 통해 수혈받은 서구식 "조화" "균형" "아름다움"—근대 일본을 통해 서양에서 수입돼 토착화한—을 착실히 내면화한 것도 같다. 그래서 동양화 전공자로서, 상당히 자주, 나는 "한국인"인 척해야 한다는 기분이 든다(그게 정확히 무엇인지 모름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한국인' '여성'이 왜 (굳이) 이런 걸 그리나?"라는 추궁을 받을까 봐 감추거나 생략하려고 했던 것들을 그냥 드러내 보고자 했다. 마치 과거의 한 시점에서 다른 갈래로 전개된 평행-역사에서 온 사람처럼, 잠시나마 갖은 내/외적 검열과 상관없는 존재가 된 듯한 기분으로 그렸던 그림들을 모아두고 보면, 오히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송지혜
'낮과 밤' 혹은 '해와 달'은 세상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이다. 보이는 상황뿐 아니라 그 너머,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주체 밖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오만 가지 현실 곳곳에 시선이 머무른다. 캔버스에서 과감하게 생략된 이미지들은 마치 은폐된 진실, 가려진 현실처럼 궁금증과 호기심, 긴장감을 자아낸다. 현실인 듯 비현실인 듯 여러 시선과 시간을 교차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사람들이 사는 모습과 그 배경인 사회와 세계가 작업의 근간이다. 불안정한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물과 풍경을 통해 상상하고 시각화한다. 현실에 대해 시니컬하게 반문하는 방식으로 재해석하기도 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때로는 관조적으로 바라보고, 때로는 극도로 가까운 시각으로 관찰한다. 근거리 혹은 원거리에서 대상을 관찰하며 개개인의 내면에 초점을 두어 들여다보기도 하고, 전체의 모습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일부를 포착해 전체를 유추하거나, 현실과 비현실을 혼합해 개인과 사회 사이의 거리감을 감정적으로 또는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나와 타인의 관계, 나아가 거대한 세계 속 개인의 존재에 대해 지속적으로 탐구하며, 공간과 사물에 다양한 시선과 상상력을 더하고자 한다.
이샛별
〈윙윙〉 꺾인 풀들 사이로 바다는 흐린 향을 피우고, 우리 삶은 낱낱의 바람처럼 쉽게 사라진다. 바닷가 모래톱 뒤 윙윙 나는 벌들의 소리가 시간을 부드럽게 과거로 이을 때, 불현듯 등장한 검은 픽셀이 환영을 깬다. 뜻하지 않은 이 중지의 찰나는 어느 시인이 말한 '모두가 병들었지만 아무도 아프지 않은' 시대의 비명이며, 그럴듯하게 봉합한 현실의 풍경이 균열하는 순간이며, 전혀 다른 논리의 다양성이 넘실거리는 세계에 대한 발견일 것이다.
〈이모지 휴먼〉 SNS에서 우리는 '좋아요'나 '최고예요' 혹은 '슬퍼요'나 '화나요' 등 단 하나의 감정을 가진 단순한 인격으로 표상된다. 이모지는 간단한 기호로 환원된 우리의 인격이다. 그것은 직관적이기 때문에 그 의미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좋아요'와 '최고예요'일 뿐이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서 우리는 사유하는 주체가 아니다. 이모지 휴먼의 핵심은 붓질에 있다. 격정적인 붓질이야말로 매끄럽고 평온한 디지털 파라다이스가 삭제하려는 살아 있는 인간의 흔적일 것이다.
〈숲의 주름〉 현실을 접을 수 있다면 어느 주름 사이에선가 꿈을 목도하게 될지도 모른다. 현실은 단단하게 고정된 닫힌 세계가 아니며, 다른 각도의 면을 발견하는 것은 주체의 몫이다.
〈복숭아씨〉 막 무언가 발언하려는 입술 사이에서 분홍색 숨이 나온다. 창조적 언어는 달콤한 세계의 언어를 상실하는 순간 발생한다. 시커멓고 단단한 복숭아씨는 존재의 순수한 욕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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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의 장막
Veil of Ignorance 2 - 29 May 2024 < 무지의 장막> 은 보이지 않는 세계, 상상의 세계로 견인하는 단서들이 담긴 작품들로 구성된 전시다. 지나간 과거와 시작되지 않은 미래 사이 가변의 가능성을 지닌 오늘이라는 시점을 향해 예술의 시간을 빌려 사고하고 질문하며 새로운 시각을 희구하기 바라는 기대로 구성되었다. 전시장 전면에 설치 된 푸른 벨벳 커튼은 안과 밖, 현실과 상상, 과거와... Read more -
새 모양 새
Bird Shaped Bird 6 Apr - 26 Jun 2024 요즘 지내는 곳에는 지하도와 기찻길이 많다. 그림자가 드리우고 검은 먼지가 쌓이는 이러한 시설물 근처에는 특정한 종류의 그림이 자주 그려지는 듯하다. 어둡고 칙칙한 공간의 분위기를 개선할 수 있는 밝은 소재의 그림들. 논란을 일으키지 않을 무던한 자연물을 소재로 한 꽃과 나비, 새와 나무가 그려진 그림들. 나는 이러한 벽화나 타일화에 관심을 두며 이번... Read more -
사우나
Sow-nar 24 Jan - 21 Feb 2024 우리는 뿌연 증기 속으로 글: 이해빈 누구에게든 각자 기억하는 물에 대한 감각이 있을 것이다. 태생적으로도 은유적으로도 세상 밖으로 머 리를 내미는 것이 결국 물에서 벗어나는 일이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사실상 의지와 무관하게 물속에 머물렀던 감각을 우리 안에 지닌 채 살아가는 중이기도 하다. 살과 물의 밀착으로 생겨나는 감각이 두려움인지, 아니면 평온함에 가까운지는... Read more